"... 그래서 최근 연대에서 유학 나온 사람들 중에 8할은 제 이름을 알겁니다."
최근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님들 앞에서 농담처럼 이야기 했지만, 나는 진정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내 이름에 대한 자부심이 아니라 이 모임에 대한 자부심
연대가 상대적으로 모래알이라 놀림은 받지만, 유학에 관해서는 후배의 성장을 위해 나눠주는 선배들이 많다는 것.
07년도에 시작된 연대 유학모임은 그런 의미가 있는 공간이었을 것이다.
매년 주최된 설명회에서 30~40명의 유학 중이거나 유학 예정 중인 여러 전공 선배들이 후배들의 유학을 위해 조언을 해준다. 유학을 준비중인 후배들을 위해 모여진 CV, SOP, Personal Statement는 연세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지원하는 후배들에게 공유된다. 하지만 선배들의 도움은 거기까지다. 플랫폼을 만들어두면 선배의 역할은 옅어진다. 후배들끼리는 그룹을 짜서 토플, GRE 스터디를 하기도 하고, 면접 스터디가 형성된다. 원래 유학 준비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여기까지가 딱 선배들의 역할이다.
다만 내가 아쉬운 것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모임을 해산하기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상술하지 않기로 했다.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었거든.
연세 유학 모임의 마지막 설명회가 5월 18일 예정되어 있다.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커뮤니티에 올라와있는 구글 양식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마지막이라 대충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의 설명회가 될 것이라 확신하니 후배들이 많이 와줬으면 좋겠다.
여기까지 일기 끝! 마지막 설명회에서 만나요.
========================================================================
그리고 설명회 때는 하지 않을 개인적인 이야기 1
1부에 너무 훌륭한 후배님께서 설명회에서 유학 장학금에 대해 설명해주실 예정이라, 제가 떠들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합니다.
우선, 유학모임 운영을 중단하게 된 것을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운영 종료를 공지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좋은 뜻으로 만들어졌고 유지되어왔지만 제가 운영을 맡기 전까지는 가위바위보로 진 사람이 유학모임 회장을 맡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단체가 운영되어왔습니다. 유학을 갈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임의 일원은 심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아왔을 겁니다.
저는 유학모임의 도움으로 유학을 나온 사람은 아닙니다만, 뜻과 취지에 동감했고 다년간 운영을 맡아왔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그룹을 운영할 분을 찾아왔지만, 지원자가 나오지 않아서 올해 유학 설명회를 마지막으로 정말로 운영을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예전처럼 유학을 나오지 못 한 후배 중 한 사람에게 짐을 떠안게 하는 것도, 유학을 나와서 본인의 공부와 연구에 전력을 다해야 할 후배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못 할 일 같습니다"
그럼 그동안은 왜 했을까요?
주변에서 모두 그만 두라고 만류하고 제가 해야할 일들에 집중하라고 이야기 했을 때도 멈추지 않았던 이유로 두 명의 후배가 생각납니다. 제가 직접 이 길로 이끌었던 후배 한 명이 여전히 유학을 도전 중이었고, 어렵게 유학에 성공한 어린 후배가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했으니까요.
태산같은 선배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마음입니다...
예전에 '연세대 대학원에 오고 싶어하는 후배에게' 라는 비공개 글을 쓴적이 있는데 벌써 수 천이 읽은 글이기도 하고, 이제는 뭐 시간도 지났으니... 그 때 썼던 마음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기 때문에 이 글은 조금 오글거리기는 해도 부끄럽지는 않은 글이니,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저는 참 주변에 관심이 많았네요.
그리고 설명회 때는 하지 않을 개인적인 이야기 2
생각해보면 애틀란타에 와서도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계속 되었습니다.
박사과정 1학년 때 알게 된 두 대학원 꿈나무 학부생들은 시간이 흘러 올 가을 졸업 후에 컬럼비아로 가게 되었네요. 내가 도와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래도 잘 했을 학생들이었고 해준 것도 특별한 건 없었지만. 연대를 떠나서도 여전히 멋진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다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한국 학부생 친구에게 대학원 입시 강의를 보여주고 만나면 밥사주고, 관심 전공의 박사생과 소개해주면서 밥사주고, 학기가 끝나면 수고했다고 밥 사주고... 지원 서류 보내면 까면서 또 밥 사주고 ㅋㅋ 밥만 사주다 졸업할 시기가 찾아왔네요. 대학원을 준비하는 과정 중에서 제가 계속 스트레스를 줬을텐데, 도망치지 않고 계속 도전해줘서 고맙습니다. 좀 더 잘 준비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게 제 눈에는 보였거든요.
중국인 학생은 조금 더 케이스가 특이한데, 먼저 연락와서 대학원에 관심 있다고 밥 먹자고 하길래, 밥 사주면서 제 지원 서류를 주니 엄청 당황하더라구요. 이렇게까지 챙겨줄지 몰랐는지, 아니면 선배가 밥 사주는 문화는 중국엔 없는 문화일까요? 그러다 봄 방학에 근교로 여행가자고 연락이 와 애틀란타 첫 근교 여행은 이 친구와 함께 했습니다. 저는 사실 이 친구의 적극성이 나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점심을 먹으면 GRE를 공부하게 하고, 저녁을 먹으면 대학원 수준 강의를 수강하게 했고... 머리가 좋은 친구라 경영학과 학술 행사에 꾸준히 초대하면서 관심사를 경영학으로 돌리려고도 했지만, 실패한 것은 좀 아쉽습니다. 경제학 교수님들에게 소개 해주면서 경제학 박사생들을 연결해줬는데,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한 것이 경제학과로 진학하게 된 원인이겠지만... 그래도 정말로 기쁜 마음입니다.
연대에서 에모리에서 후배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었지만,
저는 더 많은 것을 나누기 위해서 저의 성장에 집중해야하는 시기가 왔고 더는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알게 된 3년의 서사
유학에 관한 VOD를 찍게 된 것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사실 저의 귀찮음 때문이었습니다. 주변에 유학을 나오고 싶어하는 후배들이 많았고 여러번 반복해서 설명하기가 귀찮았던 저는, 차라리 촬영을 해서 시간을 아끼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100원이나 무료 강의를 올려두고 싶었는데, 회사에서는 그 제안을 받아줄 수 없었던 것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 때 30명 정도의 후배들에게 강연을 무료로 선물했는데, 당시 한 분이 이런 리뷰를 남겨주셨습니다.
그리고 3년뒤 저는 오른쪽과 같은 카톡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빠르게 읽다가 MIT 오퍼를 받게 되었다는 부분만 집중했고... 그렇게 몇 개월이 다시 흘렀습니다.
어제 기자단 후배님이 이미지를 몇 개 제공해줄 수 있냐고 여쭤보셔서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리뷰에 적힌 이름이 연락 왔던 이름과 같았거든요.
그래서 궁금했어요.
배경화면 속에 꿈꾸던 드림스쿨로 가게 되었는지...
이 때 제가 느낀 심정을 글로는 서술하지 못 하겠지만, 저는 여러분도 살면서 한번쯤은 꼭 느껴봤으면 좋겠네요.
끝으로 후배들에게 전해 주고 싶었던 마지막 이야기
저는 진짜로 훨씬 더 많이 돌려받았거든요.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누군가 다시 한번 연세 유학모임을 운영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때는 저도 더 많은 것을 돌려줄 수 있는 선배가 되어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박사과정 끄적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를 돕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돕는 일이다. (0) | 2022.04.11 |
---|---|
박사유학 출국 준비 3 - 장학금 지원 1 (밑져야 본전...?!) (0) | 2022.03.20 |
박사유학 출국 준비 2 - 예방 접종 (feat. 건강검진) (0) | 2022.03.02 |
박사유학 출국 준비 1 - 어디서 살아야할까? (기숙사, 아파트, 타운하우스?) (2) | 2022.02.21 |
[Phd] 경영대 박사 마케팅 - Emory 에머리 대학 (해커스 어드미션 포스팅) (1) | 2021.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