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 라이프

애틀란타 마흔 한번째 일기 (1/10-01/22)

워커홀릭 2022. 1. 31. 14:04

정신없이 지나가버린 개강 첫 2주

 

 

1월 10일 개강 첫 날도 무척이나 바빴다... 다음 날도, 그리고 그 다음 날도...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논문 작업을 하다가 제출하고, 친구가 보내준 컵케잌들과 생필품들을 챙겨 진욱형의 집으로 향했다. 한국에 가면서 동생에게 아이폰을 전달해준 것도 고마웠고, 가족들 선물까지 주셨기에, 나도 형이 돌아왔을 때 필요한 제품들을 이것저것 사두었다. 자가격리 팩이라고 내 나름대로 이름 붙여보았는데, 형이 좋아하는 탄산과 햇반, 통조림, 과자 등을 준비해놨다. 청소를 하면서 닭도리탕까지 한 솥 끓여두었다. 

 

11일 화요일 마지막으로 운동을 하고 형을 기다렸다. 왠지 그리울(?) 열쇠를 기념으로 찍었는데, 형들이 집이 더 깨끗해 진 거 같다고 해서 기분이 좋더라. 집안일은 하면 사실 티가 잘 안 나는데, 말이라도 ㅎㅎ

 

형이 엄마가 보내준 선물도 전해주셨는데, 직접 만든 필통과 오징어 게임 캐릭터 제품들이 있어서 찰칵

 

 

방학은 논문 리비전으로 정신 없이 보냈으니, 좀 쉬기로 마음 먹었다. 애틀란타 먹방 블로거처럼 친구도 만나고, 형들도 만나고, 폭식 했더니 운동 효과가 소용이 없더라.

 

 

 

 

 

그래도 즐거운 순간들

그리고 졸업 논문이 연세대에서 졸업논문이 상을 받게 되었다고 메일이 왔다 (Merit Thesis Award). 동생이랑 작업한 논문은 (Best Academic Paper Award)를 받아서 150만원을 받게 되었다는데, 동생이 고맙다며 상금을 일부 보내왔길래, 연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나 할까!

 

주말에는 연세대 출신 박사님들과 조지아텍과 에모리로 와있는 학부 후배들에게 치맥을 사주었다.

여학생들이 다수기도 했고, 타지에서 술을 많이 마시다 위험할까봐 2차는 디저트 카페로 알아뒀는데, 익명 투표에 후배들이 술을 더 마시고 싶다고... ㅋㅋ 토요일 밤이라 근처 펍이나 바는 사람이 너무 붐빌 거 같아, 코로나 이슈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근처에 사는 형에게 연락해서 형에게 양해를 구하고 장을 봐서 아파트 공용공간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형도 갑작스러운 방문객들을 격하게 환영해 주셨고, 코넬을 졸업했지만 연세에서 서머캠프를 두번 다녔다길래 명예 동문으로... ㅋㅋ 아파트로 가서 2차를 한 것은 잘 한 선택이었던 것 같고 다들 안전하게 귀가해서 무사히 행사를 마무리 했다. (혹시 읽게 되신다면, 함께 지갑 열어주신 조지아텍 박사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옛날에 호주랑 영국에서 동문 선배분들이 챙겨주셨던 일들이 떠올라 기분이 좋았다. 그 때 선배님들에게 메일로 연락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신 없이 시간이 또 지나갔다 보니 연락드릴 타이밍을 놓쳐버렸다는 게 스스로 아쉽다. 

 

 

행사를 잘 마치고 다음날, 애틀란타에 눈이 왔다.

한국에서 온 나랑 원준은 무덤덤했지만, 난생 처음 눈을 보는 경제학과 친구들은 신이 난 듯 했다.  

 

이 날은 홍콩에서 와서 난생 처음 눈을 본 KaYan의 생일을 겸한 자리기도 했는데, 원준이 지코바 치킨을 만들었다.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Amy가 중국식 면 요리를 함께 준비해줬다. 나는 엄마가 만들어주신 선물과 운동을 하며 건강하라는 의미로 운동용 밴드 세트를 선물 했다. 이 날 내 생일도 아닌데 내가 제일 많이 먹은 듯 ㅋㅋ

 

 

 

 

 

 

 

그리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수업 도돌이표...와 TGIF

논문을 평균 주에 12편~15편씩 읽게 되는 거 같은데, 제대로 소화하지 못 하고 지식을 토해내는 심정이다. 목요일 저녁에 퇴근하면서 하늘을 보면, '이번 주도 버티는 게 전부였구나...' 탄식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ㅠㅠ

 

이런 와중에 기쁨은 친구들에게 다시 선물하는 것...

데일리샷으로 어메이징 애니버서리 에일 남은 물량을 모두 구매해 축하할 일이 있는 친구들에게 보냈다. 힘든 날에 퇴근하면서 치킨을 사오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거 같다는 글을 읽었는데, 그런 지친 날에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챙기는 것이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 

 

진짜 나이 먹어 가는구나 ㅋㅋ

 

그래도 금요일에는 미드타운에 놀러가서 다시 또 맛난 거 먹고 술도 마시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지난 학기에도 미드타운에 갈 일이 없었을 뿐, 매주 친구들과 어울려서 스트레스를 풀긴 했구나 ㅎㅎ) TGIF...

 

 

 

저녁을 먹기 전에 에모리로 교환을 와있는 후배들을 데리고 애틀란타에서 가장 괜찮아 보이는 디저트 카페를 갔다.

 

애틀란타에서 왔던 곳 중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공간이었는데, 에모리로 교환을 오는 학부생 후배들을 꼭 데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곳... 스토리를 보고 애틀란타 지인들이 바로 어딘지 맞춰서 핫플레이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